안녕하십니까? 김광성 의원입니다.
오늘 본 의원에게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박기준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김동일 군수님을 비롯한 집행부 관계공무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철원의 미래입니다
저는 오늘 철원의 일자리 문제를 단순히 몇 명을 더 채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철원에서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의 문제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일자리는 한 사람이 철원에 정착하고 가정을 꾸리며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하는 삶의 기반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1호 공약으로 기간제와 촉탁 중심의 불안정한 고용구조를 개선하는 ‘좋은 일자리 철원’을 약속드렸습니다.
현재 철원군은 한탄강 주상절리길, 고석정 꽃밭, 물윗길, 소이산 모노레일, 안보관광시설, 철원역사문화공원과 각종 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시설에서 매년 반복되는 필수업무임에도 상당수 근로자가 짧은 기간의 계약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철원군이 앞으로도 계속 운영해야 할 시설이고 해마다 반드시 필요한 업무인데도, 근로자는 계약이 끝날 때마다 다시 채용될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합니다.
숙련된 근로자가 계약 종료로 떠나면 철원군은 다시 사람을 뽑고 교육해야 합니다. 시설관리 경험과 안전관리 능력, 관광객 응대의 노하우도 함께 사라집니다. 반복되는 단기고용은 근로자의 삶을 불안하게 할 뿐 아니라 행정의 효율성과 공공서비스의 수준까지 떨어뜨립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으로 철원군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제안합니다. 시설관리공단은 여러 부서에 흩어진 매표, 예약, 주차, 관광안내, 안전관리, 시설점검과 환경정비 업무를 하나의 전문기관이 통합해 운영하는 지방공기업입니다. 군청은 정책과 감독에 집중하고 공단은 시설 운영과 현장관리를 책임짐으로써, 공무원 정원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안정적인 지역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철원군은 2019년에도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검토했습니다. 당시에는 연간 수입 약 17억 원, 운영비 약 92억 원으로 경상수지비율이 21.8%에 불과해 설립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 판단은 당시에는 타당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철원은 2019년의 철원이 아닙니다.
당시에는 주상절리길이 개장하기 전이었고, 고석정 꽃밭도 지금과 같은 대표 관광시설로 성장하기 전이었습니다. 현재 주상절리길은 누적 관광객 300만 명을 넘어섰고 입장권 수입도 약 22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고석정 꽃밭 역시 2024년 봄과 가을을 합쳐 약 31억 원의 입장료 수입을 올렸습니다. 최근 철원군 관광시설의 연간 입장료 수입은 약 90억 원에서 1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2019년 타당성 조사의 가장 중요한 전제였던 수입구조가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의 결론만으로 지금도 불가능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무리하게 추진해서도 안 됩니다. 최근 3개년을 기준으로 시설별 수입과 인건비, 공공요금, 유지보수비, 철원사랑상품권 환급액을 정확히 분리한 원가계산서를 작성하고, 달라진 여건을 반영해 타당성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공단은 처음부터 거대한 조직으로 출발해서는 안 됩니다. 관광·체육·문화·청소년시설을 한꺼번에 넘기면 조직과 인건비가 지나치게 커져 다시 경제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선 주상절리길, 고석정 꽃밭, 물윗길, 소이산 모노레일, 주차장과 안보관광시설 등 수입과 업무가 명확한 관광시설을 중심으로 작게 시작해야 합니다. 2년 동안 운영성과를 확인한 뒤 체육시설 등을 선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또한 모든 기간제 근로자를 무조건 정규직으로 바꾸자는 것이 아닙니다. 일시적이고 계절적인 업무는 그 특성에 맞게 운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연중 계속되거나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 확실한 업무까지 매년 10개월이나 11개월 단위로 반복 채용하는 관행은 개선해야 합니다.
계절업무도 서로 연결하면 고용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봄에는 고석정 꽃밭, 여름에는 관광지와 주차관리, 가을에는 꽃밭과 안보관광, 겨울에는 물윗길에 배치하는 순환근무제를 도입한다면 3개월이나 6개월짜리 일자리를 9개월, 10개월 또는 연중 일자리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전기·기계·소방·안전관리처럼 시설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업무는 전문직으로 육성해 장기간 근무하도록 해야 합니다.
공단이 특권기관이나 선거 보은 인사를 위한 자리가 돼서도 안 됩니다. 임직원 공개모집과 블라인드 채용, 외부위원 중심의 심사, 친인척 채용공개 등 투명한 제도를 갖춰야 합니다. 기존 근로자의 경력과 숙련도는 객관적으로 인정하되 자동채용이나 특혜 논란이 없도록 공정한 전환기준을 마련하고, 관리직은 최소화하면서 현장인력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해야 합니다.
김동일 군수님의 군정 방향인 ‘사람 중심, 일자리 중심, 모두가 잘사는 철원’에 맞춰 철원군의 각종 사업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하려는 집행부의 노력에는 저도 공감합니다. 그러나 일자리정책이 행정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숫자 경쟁으로 흘러서는 안 됩니다. 몇 명을 채용했는지만 강조한 채 고용기간과 임금, 근로조건과 지속성을 살피지 않는다면 양질의 일자리라고 할 수 없습니다.
3개월이나 6개월짜리 일자리를 만들고 계약이 끝나면 다시 실업 상태로 돌려보내면서 채용인원만 합산한다면 실제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든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국·도비 지원이 끝나는 순간 사라지는 일자리, 부서별로 중복되는 단기사업, 같은 사람을 매년 계약 종료와 재채용으로 내모는 구조도 경계해야 합니다.
일자리정책의 성과는 채용한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그 일자리를 통해 몇 명이 철원에 정착하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는지로 평가해야 합니다. 같은 사람이 매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임시적인 일이 아닙니다. 철원군이 시설과 사업을 운영하는 한 반드시 필요한 상시·지속업무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단기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 숫자를 늘리기보다 이미 존재하고 매년 반복되는 필수업무를 안정적인 일자리로 전환해야 합니다. 관광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단기고용을 반복하는 데 소모되지 않고, 철원군민이 철원에서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를 공공의 책임 안에서 지키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바로 철원군 시설관리공단입니다.
이에 집행부에 요청드립니다. 시설관리공단 설립 추진단을 구성하고 최근 3개년 시설별 원가계산서와 근로형태별 인력 현황을 작성해 주십시오. 이를 바탕으로 행정안전부의 최신 기준에 따른 공식 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해 주십시오. 아울러 상시·지속업무 판단기준과 계절근로자 순환고용제, 공정수당 및 공무직 순환보직 방안도 함께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일자리는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내년에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다는 믿음, 경험이 쌓일수록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 철원에서도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양질의 일자리입니다.
철원군 시설관리공단은 없던 자리를 억지로 만드는 조직이 아닙니다. 이미 철원군에 존재하고, 매년 반복되며, 반드시 필요한 일을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로 전환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사람 중심, 일자리 중심, 모두가 잘사는 철원’은 구호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불안정한 일자리를 하나씩 안정적인 일자리로 바꾸는 구체적인 제도에서 시작됩니다. 철원에서 일하는 사람이 철원에서 자신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철원군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위한 타당성 재검토와 단계적인 추진을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