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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금주의 메세지

충만한교회 이승호 목사

기사입력 2026-08-1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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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의 붉은 꽃, 영원한 기다림

 

전례 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주에, 휴가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논산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겨울이 유독 추운 우리 철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지만, 남도의 여름 풍경 속에서는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붉은 꽃나무가 있었습니다. 바로 한여름 내내 붉게 타오르는 배롱나무(백일홍)’입니다. 옛 선비들은 껍질을 벗고 매끄러운 속살을 드러내는 이 나무에서 겉과 속이 같은 거짓 없는 청렴, 백일 동안 붉은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일편단심을 배웠습니다.

 

이 아름다운 꽃에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마을을 괴롭히는 이무기를 물리치러 떠난 총각이 승리하면 하얀 깃발, 죽으면 붉은 깃발을 달고 돌아오겠다고 처녀에게 약속합니다. 백일 뒤, 처녀는 선명한 붉은 깃발을 단 배를 보고 절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달랐습니다. 총각이 이무기를 베어낸 승리의 피가 하얀 깃발에 튀어 붉게 물들었던 것입니다. 오해가 부른 참으로 안타까운 비극이었습니다.

 

이 붉은 꽃의 전설을 기억하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떠올렸습니다. 십자가에 낭자했던 붉은 피를 보며 세상은 죽음이 이겼다고 조롱했습니다. 그러나 그 피는 패배의 흔적이 아니라, 죄와 사망의 권세를 짓밟고 생명을 건져낸 완벽한 승리의 깃발이었습니다.

전설 속 처녀는 기다리다 지쳐 쓰러졌지만, 성경은 여호와께서 기다리시나니 이는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려 하심이요’(30:18)라고 선언합니다. 탕자가 아버지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아들을 기다리셨습니다. 배롱나무꽃은 백일이면 지지만, 하늘 영광을 다 벗어던지고 십자가에서 속마음을 온전히 내어 보이신 주님의 기다림은 영원합니다.

오늘 하루도 거짓 껍질을 벗어 던지고, 나를 영원히 기다려 주시는 그 일편단심의 은혜 품으로 힘차게 달려가는 복된 철원의 이웃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관리자 (korea781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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