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에서 공공건물을 이용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비가 새지 않는 관공서 건물이 없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실제로 장마철만 되면 새로 지은 건물은 물론 준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공공건물에서도 누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철원의 관공서 건물은 하나같이 비가 새는 것일까.
건물 누수는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다. 한번 누수가 시작되면 원인을 찾기도 어렵고, 방수공사를 반복해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옥상은 예산을 들여 방수공사를 실시해도 수년이 지나지 않아 다시 누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외벽을 타고 스며드는 누수는 더욱 심각하다. 원인을 찾기 어려워 보수를 반복해도 해결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처럼 누수 문제가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준공검사 과정의 한계에 있다. 건물이 완공되면 준공검사를 실시하지만, 철원은 장마가 일정하지 않고 강우량도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준공검사 당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실제 폭우 상황에서 발생하는 누수를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첫 장마가 시작되고 나서야 하자가 드러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준공 이후 하자가 발견되면 시공업체에 보수를 요구할 수 있지만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 최근에는 하자보수보증보험을 통해 처리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행정절차가 복잡해졌고, 보수 과정도 장기간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건물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준공검사 전에 인위적으로 폭우 상황을 만들어 누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소방차를 활용하는 것이다. 건물 준공검사 직전 소방차로 지붕과 외벽에 일정 시간 집중적으로 물을 분사하면 실제 집중호우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누수 여부를 확인하면 하자를 준공 전에 발견해 시공업체가 즉시 보완하도록 할 수 있다.
특히 옥상 방수 상태는 물론 외벽과 창호, 연결 부위 등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누수 원인까지 사전에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크다. 무엇보다 하자가 있는 상태에서 준공을 승인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제는 이런 점검을 일회성 행정이 아니라 제도로 정착시켜야 한다. 가칭 '준공 건축물 소방차 누수점검 조례'를 제정해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건축물은 준공검사 전에 반드시 소방차를 이용한 누수 시험을 실시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철원의 관공서 건물이 장마철마다 비가 새는 현실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건물을 지을 때부터 철저한 방수 시공과 검증이 이뤄져야 예산 낭비를 줄이고 주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을 만들 수 있다. 비가 새지 않는 공공건물을 만드는 일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준공 전에 한 번 더 철저히 확인하는 행정의 의지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