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7-27 21:14

  • 오피니언 > 기고/연재

(연재) 문학동인 모을동비 회원 작품 소개

북한산 산행 _ 김정연

기사입력 2026-07-07 10:52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0

잠꾸러기 내외가 아침 일찍 서둘러 여장을 꾸민다. 모처럼의 산행 아이처럼 들떠서 배낭을 꾸린다. 내가 좋아하는 선글라스( 누군가는 무섭다고 쓰지 말라고 간절히 원하는) 망원경, 오이, 삶은 달걀 등등...

 

산천이 부럽지 않은 청정지역에 살면서 꾸역꾸역 매연의 중심에 있는 북한산으로 행선지를 선택한 게 억지스럽긴 해도 출발해보자. 부부가 함께하는 등반길은 콧노래가 절로 나올 만큼 상쾌하다. 햇살도 축복해 마지않는다. 거북이 보행 수준을 배려해서인지 나름 완만한 코스. 산성을 따라 오르는 길엔 계곡 물소리가 돌돌돌 정겹다. 이름 모를 새소리가 따라 뜀박질하듯 폴짝거리니 단번에 정상까지 오를 듯하다. 남편이 천천히 가라고 수위 조절해주건만 흥분한 마음에 성큼성큼 보폭을 넓힌다.

 

산 중턱에서 도시락을 펼쳐서 김밥 두어 줄로 배를 채운다. 시장이 반찬이라 그런지 김밥 맛이 다디달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네발로 기다시피 정상에 오르니 까마득히 보이는 서울특별시! 조개 딱지만 한 도심의 아파트 숲, 서울 사람들은 복 받은 게야! 북한산, 남한산, 도봉산, 수락산이 울타리가 되어 크게 품어 주니 얼마나 안온할까?

 

내가 오른 북한산 굽어보니 까마득하다. 어찌 저 아득한 길을 헤집고 왔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태극기가 바람에 힘차게 휘날린다. 먼저 오른 등산객들이 무리를 이루어 행복한 웃음을 날리며 사진을 담는다. 뒤질세라 카메라를 향해 우리 내외도 웃음을 날려 본다. 김치, 치즈!!

땀으로 샤워를 한 듯 흠씬 젖은 옷자락을 하늘과 가까운 바람으로 말리니 시원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 이거야! 벅찬 감동이 온몸에 잔상처럼 퍼진다.

 

나른한 피로와 성취감, 타이타닉의 여주인공 인 양 두 팔을 벌려 북한산을 품어 본다. 나뭇가지로 보이는 조각난 하늘과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솔바람, 솔향, 콧속과 폐속이 가글을 한 듯 청량해진다. 바람으로 샤워한 듯하다. 오늘은 샤워를 세 번 하겠구나. 땀으로 애벌, 바람으로 두벌, 마무리는 시원한 샤워기로... 하산 길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듯 허수아비처럼 휘청 인다. 땀이 말라 서걱거리고 오징어를 한축 먹은 듯이 입안이 찝찔하다

 

파라솔 아래에서 쭉 들이켠 막걸리 한 보시기는 꿀맛! 70-80 흘러간 팝을 뒤로하며 애잔한 추억이 스스스~~ 꿈같이 지난 세월이 손바닥 사이로 주르르~

 

한번 더 뒤돌아보니 의연히 손을 흔들어 주는 북한산 자락이 벌써 그리웁다

20년을 같이 해온 나의 동반자가 새삼 가깝게 느껴져 깍지 낀 손에 힘이 쥐어진다.

 

관리자 (korea78123@hanmail.net)

  • 등록된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